[기자수첩]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유시민 작가가 1988년에 초판으로 발행한 책이다. 2013년에 3판 23쇄를 했다. 최근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 책이다.

왜 사람들은 유 작가의 세계사에, 그것도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 그렇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책을 읽다보면 담박에 알 수 있다.  서술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러면서도 핵심적인 문제를 비켜가지 않는다. 폭이 넓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이 바로 나의 문제임을 각성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드레퓌시 사건’
‘러시아 10월혁명’
‘미국 대공황’
‘모택동의 대장정’
‘아돌프 히틀러’
‘중동의 팔레스타인 문제’
‘4.19 혁명’
‘베트남 전쟁’
‘일본의 역사왜곡’
‘세계 핵문제’
‘독일 통일문제’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주제들을 읽어 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게된다. 그리고 마치 빠른 열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마칠 때쯤이면 내가 내려야 할 기차역이 어슴프레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을 유 작가는 ‘복수정당제와 자유선거를 핵심으로 하는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토대로 사회주의 이상을 결합한 경제체제.’라고 말한다.

혼합경제, 복지국가,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등 그 이름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 다만 시장경제를 무시한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는 물론이요, 기회균등과 공정한 경쟁, 사회정의와 생활안정을 보장하지 않은 채 약육강식과 같은 자본주의 경쟁체재 역시 살아 남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유 작가가 가장 마지막에 남긴 문장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공산집단의 적화야욕 망상도 아니요, 천문학적 통일비용도 아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귀를 막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사회분위기와 정치풍토와 법제도야말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며 이런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한은 닮은꼴이다.’

미국에서 20년 이상 생활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돈이 아니라 ‘믿음과 신뢰’의 문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의 근원적인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그 경제를 떠 받치는 상호신뢰의 문제임을 다시한번 확인해 본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폭넓게 세계사를 정리해 보고자하는 학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덧붙인다면 유 작가는 일찍이 작가로서의 글쓰기 능력이 뛰어났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게 된다.

Sto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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